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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간제 교사는 직업이 될 수 없다
    아카이브 2019. 10. 1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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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제 교사를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직업이라고 부르긴 어렵습니다.

    간혹 직업으로 여기려는 분들이 있지만, 냉철하게 말해 기간제 교사는 임시 계약직일 뿐 입니다. 직업 안정성과 경력개발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합니다. 그래서 절대 정규 직업이 될 수 없어요.

    직업이 되려면 어느정도의 안정성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일하는 기간과 업무의 내용이 경력으로 인정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경력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내가 현재 재직하는 곳에서 했던 업무 경험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기간제 교사는 이게 잘 안돼요.

     

    1) 직업 안정성 문제

    기간제 교사는 주인이 있는 자리를 잠시 대체하는 임시 계약직입니다. 휴직한 교사가 복직을 하거나, 비어 있는 자리라 할지라도 새로운 교사가 발령 혹은 채용으로 들어오면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계약이 종료됩니다. TO가 계속 유지되더라도 6개월,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거주지, 거주 환경도 불편해지고, 항상 실직을 고려해야 하니 경제적으로도 불안하죠.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건 어지간한 중소기업 보다는 급여와 처우가 낫다는 점 하나 뿐이겠네요.

     

    2) 경력개발 문제

    기간제 교사는 경력을 살리기 어려워요. 기간제 교사 경력을 인정 받으려면 정교사가 되는 것 이외에는 없습니다.

    보통 기간제 교사를 하다가 학원으로도 가면 될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학원에서는 학교 경력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수업의 형태와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교 교사는 내가 가르친 내용으로 평가를 하여 성적을 냅니다. 학원 강사는 학교 교사가 어떻게 시험 문제를 내던 학생이 그 문제를 잘 맞출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학교 교사가 어디에 중점을 두고 가르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범위를 엄청 넓혀 준비시켜야 하는거죠. 영역이 너무 다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원 강사를 하다가 학교 교사는 할 수 있지만, 학교 교사를 하다가 학원 강사를 하기는 쉽지 않아요.

    이 밖에도 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재등록을 할 것이냐를 고민할 필요도 없고, 학부모 상대할 일도 적어요. 학원은 당장 학원비 수입이 감소하면 폐업해야 하는 "가게"지만, 학교는 절대 망하지 않는 "공공기관" 입니다. 그래서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는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럼 경력이 되지 않는게 어떤 문제냐...

    경력이 되지 않거나 경력으로 인정 받기 어려운 일을 계속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점점 기간제 교사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는거죠.

    기간제 교사는 매년 계약을 갱신하거나 새로운 계약을 해야 합니다. 젊을 때는 수업도 잘하고 열정적이면 상대적으로 쉽게 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젊은 교사를 잘 따르죠. 수업하는 맛도 나요. 그런데 이것도 30대 초까지입니다. 30대 중반이 되면 학교에서 까다롭게 보기 시작하고, 30대 말, 40이 되면 뽑힐 가능성이 현격하게 떨어집니다. 실제로 6개월 이상 채용하는 자리가 몰리는 1~2월, 7~8월에는 20대에서 30대 초 사이의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뽑힙니다. 젊다기 보다는 어리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네요.

    그럼 대체 왜 이럴까요?

    30대 중반부터는 젊은 사람에 비해 부담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정확한 근거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젊은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시켜도 불평 없이 하는 사람이 좋거든요. 

    30대 중반이 지나서까지 기간제 교사를 몇년씩 하고 있으면 그 사람의 능력을 의심할 수 있어요. 여기서의 능력은 수업이나 업무 능력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능력을 말합니다. 기간제 교사를 오랫동안 하는 사람을 보면서 '이 사람은 왜 불안한 직업을 계속 하고 있는걸까?',  '뭔가 문제가 있는건가?', '왜 다른거라도 하지 이걸 계속 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을 같이 일할 사람으로 뽑아도 될지에 대해 의심이 들고 불안감이 느껴지는거죠. 뽑는 사람의 인성을 탓할 수 있지만... 현실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통은 기간제 교사를 하다가 정교사가 되거나 다른 길을 찾아갑니다. 대게 20대 중반에 처음 기간제 교사를 시작하니, 아무리 길게 봐도 10년이 지난 30대 중반이면 자기만의 길을 찾아 갔을 가능성이 큰거죠. 이렇게 하지 않으면 30대 후반부터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까요. 기간제 교사 하다가 다른 길로 가신 분들은 다 공감하실거에요. 상황이 대체로 이렇다 보니 30대 중반을 지난 사람이 계속해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면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최대한 정교사가 빨리 되던가, 소수과목이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빨리 포기하고 플랜B를 찾는 걸 권합니다. 기간제 교사만 계속하는건 답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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